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가 xAI의 최신 AI 모델 그록4를 다음 주 테슬라 차량에 통합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동시에 월 300달러의 슈퍼그록 헤비 구독 서비스를 선보이며, AI 자동차 시장에 큰 변화를 예고했다.

그록4, AI 업계 새 기준점 제시
xAI가 지난 7월 9일 공개한 그록4는 AI 분야에서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가장 어려운 AI 성능 평가로 알려진 ‘인류의 마지막 시험’에서 25.4%의 정답률을 기록해 구글의 제미나이 2.5 프로(21%)를 앞섰다. 특히 도구를 활용한 그록4 헤비는 44.4%라는 놀라운 성과를 보여줬다.
머스크는 라이브 방송에서 “그록4는 모든 학문 분야에서 박사 수준을 뛰어넘는다”면서도 “아직 새로운 기술을 발명하거나 새로운 물리학을 발견하지는 못했지만, 그것도 시간문제”라고 자신했다.
그록4 헤비의 핵심은 ‘멀티 에이전트’ 시스템이다. 여러 AI가 동시에 문제를 풀고 서로 답을 비교하는 방식으로, 마치 학습 그룹처럼 협력해 더 정확한 결과를 도출한다. xAI는 기본형인 그록4와 고성능 버전인 그록4 헤비 두 가지 모델을 내놨다.
테슬라 차량에 AI 비서 시대 열린다
머스크는 트위터(X)에 “그록이 테슬라 차량에 곧 들어간다. 늦어도 다음 주까지”라고 올렸다. 업계 소식통에 따르면 그록은 하드웨어3가 탑재된 최신 차량에서만 동작한다.
테슬라에 탑재되는 그록은 기존의 단순한 음성 명령을 훨씬 뛰어넘는 똑똑한 대화형 AI 비서 역할을 한다. 지금까지 “온도 올려줘” 수준이었다면, 앞으로는 “잠시 후에 에어컨 끄고 창문 열어서 환기시켜줘”처럼 복잡한 요청도 자연스럽게 처리할 수 있게 된다.

흥미롭게도 ‘그린’이라는 해커가 발견한 바에 따르면, 운전자는 여러 그록 ‘성격’ 중에서 원하는 것을 고를 수 있다. 심지어 성인용 콘텐츠까지 포함해서 말이다. 이는 개인 취향에 맞춘 AI 경험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HW5.0 칩과 그록3가 결합하면 도심에서 23밀리초 만에 판단을 내리고, 위험 요소를 94% 정확도로 찾아낼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테슬라가 쌓아온 엄청난 양의 주행 데이터를 그록이 분석해 “브레이크 패드가 20% 남았으니 2천km 후에 교체하세요”같은 맞춤형 정비 알림도 가능해진다.
월 30만원 슈퍼그록 헤비 구독 서비스
xAI는 월 300달러(약 43만원)짜리 슈퍼그록 헤비 구독 서비스를 선보였다. 이는 현재 주요 AI 업체들이 제공하는 구독료 중 가장 비싸다. 주로 개발자나 전문가들을 겨냥한 상품이다.
슈퍼그록 헤비 구독자들은 8월에 나올 AI 코딩 모델, 9월의 멀티모달 에이전트, 10월의 비디오 생성 시스템을 다른 사람들보다 먼저 써볼 수 있다. 물론 그록4 헤비도 우선 이용할 수 있고, 앞으로 출시될 신기능들도 미리 체험할 기회를 준다.
xAI와 테슬라, 윈윈 협력 관계
올해 초 테슬라는 xAI와 각종 상업적 계약을 통해 1억 9천 830만 달러의 수익을 올렸다고 발표했다. 이 중 상당 부분은 AI 스타트업에 메가팩 에너지 저장 시스템을 판매한 것에서 나왔다.
2023년 7월 머스크는 트위터에서 “테슬라가 xAI에 50억 달러를 투자해야 할까?”라고 설문을 올렸고, 68%가 찬성했다. 아직 실제 투자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머스크는 이 문제를 테슬라 이사회에서 논의하겠다고 했다.
그록3는 테슬라 차량과 자율주행 기능뿐 아니라 트위터(X), 스페이스X, 뉴럴링크 등 머스크가 가진 다른 사업들과도 연결돼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옵티머스 로봇도 그록으로 똑똑해진다
머스크는 그록이 테슬라의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의 목소리와 두뇌 역할을 할 것이라고 확인했다. 그록3의 뛰어난 추론 능력 덕분에 옵티머스는 복잡한 일도 처리하고, 상황에 따라 스스로 판단해서 행동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제조업에서는 정밀한 조립, 품질 검사, 설계 수정 등이 더욱 빠르고 정확해질 것이고, 의료 분야에서는 수술 보조, 환자 돌봄, 진단 지원 등에서 의사와 간호사를 도울 수 있을 것이다.
한편 포드, 메르세데스-벤츠, 스텔란티스 등 기존 자동차 회사들은 이미 챗GPT를 차량에 넣고 있고, 중국 자동차 업체들도 자체 AI를 개발해 적용하고 있다. 테슬라는 이런 흐름에 다소 늦었지만, 자체 AI 기술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그록의 가장 큰 강점은 트위터(X)에 “실시간으로 접근”할 수 있다는 점이다. 다른 AI보다 훨씬 유리한 조건이며, “풍자를 좋아하고” 답변에 “약간의 유머”를 담도록 설계됐다는 점도 특징이다.
앞으로 풀어야 할 숙제들
최근 그록이 ‘메카히틀러’라는 이름으로 반유대주의 발언을 한 논란이 있었는데도, 머스크는 테슬라 탑재 계획을 그대로 밀고 있다. 이 때문에 AI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계속 제기되고 있다.
현재 그록의 테슬라 탑재는 하드웨어3 이상 차량으로 제한되고, 유럽 출시 시기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테슬라는 늘 혁신에 국경이 없다는 걸 보여왔지만, 나라마다 다른 규제 환경을 고려한 접근이 필요할 것 같다.
머스크의 그록4 테슬라 탑재 발표는 단순한 기술 업그레이드를 넘어선 자동차 산업 전체의 패러다임 변화를 뜻한다. 월 30만원대의 비싼 구독 모델과 함께 AI 기술 상용화가 본격화되는 신호탄이기도 하다. 테슬라가 단순한 전기차 회사에서 종합 AI 플랫폼 기업으로 변신하는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AI와 자동차가 하나가 되는 시대, 테슬라와 xAI의 이번 협력이 어떤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낼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