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가 2025년 상반기 출시를 예고한 저가형 전기차 ‘모델 Q'(또는 모델 2)의 테스트 차량이 텍사스 오스틴 기가팩토리에서 다시 포착됐다. 테슬라라티에 따르면, 테슬라 공장 관찰자로 유명한 조 테그트마이어가 최근 기가텍사스 상공에서 촬영한 드론 영상에 특이한 테스트 차량이 담겼다고 13일 보도했다.
이번에 목격된 차량은 차체 패널과 지붕이 제거된 상태로, 모델 Y와 유사한 형태를 띠고 있지만 더 컴팩트한 크기였다. 흥미롭게도 휠은 모델 Y와 동일한 것을 사용하고 있어 테슬라의 기존 부품 활용 전략을 엿볼 수 있었다. 이는 지난달 캘리포니아 프리몬트 공장에서 포착된 테스트 차량과 매우 유사한 모습이다.

도이치뱅크 확인한 2025년 상반기 출시 계획
테슬라는 최근 도이치뱅크와의 기업설명회에서 저가형 전기차 ‘모델 Q’ 출시 일정을 공식 확인했다. 테슬라 투자자관계 책임자 트래비스 악셀로드는 이 차량이 2025년 상반기에 출시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일론 머스크 CEO도 지난 3분기 컨퍼런스콜에서 “2025년 상반기에 저가형 차량을 내놓는다는 계획에 변함이 없다”고 재확인한 바 있다.
모델 Q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전기차 세액공제가 폐지되더라도 실구매가가 37,499달러(약 5,370만원) 수준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보급형 모델 3의 최저 가격인 44,130달러보다 6,000달러 이상 저렴하다. 미국 정부 세액공제 7,500달러를 받으면 실구매가는 29,999달러(약 4,300만원)로 3만 달러 이하에서 구매 가능할 전망이다.
모델 3보다 15% 작고 30% 가벼운 컴팩트 설계
내부적으로 ‘레드우드(Redwood)’ 코드명으로 불리는 모델 Q는 기존 모델 3보다 15% 작고 30% 가벼울 것으로 알려졌다. 차량 길이는 약 3,988mm로 예상되며, 이는 폭스바겐 ID.3나 토요타 야리스와 비슷한 크기다. 소형 해치백 형태로 설계되어 유럽 시장에서 선호하는 차종 특성을 반영했다.
배터리는 저렴한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탑재하며, 53kWh와 75kWh 두 가지 용량으로 제공될 예정이다. 단일 모터 후륜구동과 듀얼 모터 전륜구동 옵션이 제공되며, 최대 주행거리는 약 500km로 예상된다. 기본 모델의 0-100km/h 가속은 6~7초, 업그레이드 버전은 5초 이내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테슬라 엔지니어링 부사장 라스 모라비는 “앞으로 몇 달 안에 공개될 모델들은 기존 생산라인에서 제작되며 지금 우리가 만들고 있는 차량들과 형태와 모습이 비슷할 것”이라며 “무엇보다 가격이 합리적이어서 소비자들이 구매할 수 있는 차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저가형 전기차 시장 겨냥한 전략적 대응
테슬라가 모델 Q를 해치백 스타일로 출시하는 것은 유럽과 중국에서 입지를 넓히고 있는 BYD를 직접 겨냥한 것으로 분석된다. 해치백은 미국이나 한국보다 도로가 좁은 유럽에서 선호하는 차종이며, 중국 시장에서도 인기가 높다.
모델 Q는 중국 BYD ‘돌핀’, 폭스바겐 ‘ID.3’ 등과 직접 경쟁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한국의 기아 EV3와도 가격대가 겹칠 것으로 보인다. 기아는 EV3 출시 당시 “글로벌에서는 35,000~50,000달러를 적정 가격대로 보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기존 플랫폼 활용한 비용 절감 전략
테슬라는 모델 Q 개발에서 “차세대 플랫폼의 일부 요소와 기존 플랫폼의 일부 요소를 활용”하는 하이브리드 접근 방식을 택했다. 이는 당초 목표했던 50% 비용 절감을 달성하기 어려워 하향 조정한 결과로 분석된다.
현재 생산라인에서 제작될 예정이며, 기존 모델들과 형태와 모습이 비슷할 것이라는 설명은 테슬라가 기존 인프라와 부품을 최대한 활용해 생산비용을 줄이려는 전략을 보여준다. 특히 목격된 테스트 차량이 모델 Y와 동일한 휠을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테슬라의 전기차 대중화 마스터플랜
모델 Q는 테슬라의 2030년까지 연간 2,000만 대 판매 목표 달성을 위한 핵심 전략이다. 머스크는 이를 위해 전 세계에 12개의 기가팩토리를 건설할 계획이며, 각 공장은 연간 최대 200만 대 생산 능력을 갖출 예정이다.
테슬라는 모델 Q를 통해 2025년 매출을 20~30% 성장시킨다는 목표를 세웠다. 현재 테슬라의 가장 저렴한 모델은 중국에서 생산되는 모델 3로 약 23만 위안(약 4,554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모델 Q가 출시되면 테슬라의 새로운 엔트리 모델이 될 전망이다.

프로젝트 주니퍼와 함께 진행되는 제품 라인업 확장
테슬라는 모델 Q 출시와 함께 ‘프로젝트 주니퍼’라는 코드명의 모델 Y 페이스리프트 모델도 준비하고 있다. 최근 목격된 모델 Y 주니퍼 테스트 차량에서는 빨간색 후면 라이트바와 새로운 헤드라이트 디자인이 확인됐다.
이는 테슬라가 기존 제품 라인업의 업데이트와 새로운 저가형 모델 출시를 동시에 진행하며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서고 있음을 보여준다. 모델 Y는 2023년 글로벌 베스트셀링 차량이었으나, 초기 디자인이 유지되고 있어 리프레시에 대한 요구가 높았다.
한국 시장 진출과 경쟁 전망
모델 Q가 국내에 도입될 경우 3,500~3,800만원 선에서 출시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현재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BYD의 저가형 전기차와 직접 경쟁하게 될 것임을 의미한다.
다만 업계에서는 해치백 시장이 왜건 시장과 함께 “무덤”으로 불리는 국내 시장 특성상 모델 Q의 성공 여부는 불확실하다고 보고 있다. 한국 소비자들은 SUV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 컴팩트 해치백 형태의 모델 Q가 얼마나 어필할지는 미지수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 판도 변화 예고
테슬라의 모델 Q 출시는 글로벌 전기차 시장, 특히 저가형 전기차 부문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유럽과 중국에서 3만 달러대 저가형 전기차 시장은 BYD, 지리자동차 등 중국 제조사들이 주도해왔다.
테슬라가 이 시장에 본격 진입하면서 가격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테슬라의 브랜드 파워와 충전 인프라,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등의 장점이 저가형 모델에도 적용될 경우 중국 업체들에게는 상당한 위협이 될 전망이다.
테슬라의 모델 Q는 전기차 대중화를 위한 머스크의 오랜 비전이 현실화되는 중요한 이정표다. 2025년 상반기 출시를 앞두고 테스트 차량이 연달아 포착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 저가형 모델이 과연 테슬라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전기차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게임체인저가 될지, 아니면 단순한 가격 인하 모델에 그칠지는 실제 출시 후 시장 반응을 통해 확인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