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가 인간형 로봇 ‘옵티머스’의 가장 진보된 시연 영상을 공개하며 상용화 계획을 구체화했다. 테슬라 공식 소셜 미디어 계정을 통해 공개된 이번 시연은 옵티머스가 일상 및 산업 환경에서 실질적 활용 가능성을 입증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단일 신경망으로 구현한 다양한 작업 수행 능력
최신 시연 영상에서 옵티머스는 쓰레기 버리기, 청소기 사용, 음식 조리, 커튼 닫기 등 다양한 가정 내 작업뿐 아니라 테슬라 모델 X 부품을 들어 수레에 적재하는 산업 현장 작업까지 수행하는 모습을 선보였다. 테슬라라티에 따르면, 이번 시연의 핵심은 모든 작업이 단일 신경망을 통해 처리되었다는 점이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옵티머스가 인간의 1인칭 시점 영상 데이터를 직접 학습해 이러한 작업을 수행했다는 사실이다. 이는 로봇이 기존의 프로그래밍 방식이 아닌 인공지능 기반 학습을 통해 새로운 작업을 습득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인터넷 영상 기반 학습 시스템 개발 중
테슬라 옵티머스 부문 밀란 코바츠 부사장은 소셜 미디어 플랫폼 X를 통해 “우리 팀의 목표 중 하나는 옵티머스가 인터넷 영상에서 직접 작업을 학습할 수 있게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현재 1인칭 시점에 한정된 학습 범위를 3인칭 영상 및 다양한 각도의 카메라로 촬영된 영상으로 확장하겠다는 계획이다.
코바츠 부사장은 “최근 우리는 인간 영상에서 로봇으로 학습 내용을 직접 전달하는 중요한 기술적 돌파구를 마련했다”며 “이를 통해 원격 조작 로봇 데이터만 활용할 때보다 새로운 작업 학습 속도가 크게 향상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 3인칭 영상 학습으로 확장하고 강화 학습을 통한 신뢰성 향상에 주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2025년 ‘로봇 군단’ 생산 목표
테슬라는 2025년 5,000대 규모의 첫 옵티머스 로봇 ‘군단’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일론 머스크 CEO는 “올해 약 5,000대의 옵티머스 로봇 생산을 목표로 하며, 내부적으로는 10,000~12,000대 규모의 부품 확보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머스크는 이를 ‘로마 군단’ 규모에 비유하며, 2026년에는 약 50,000대, 즉 10개 군단 규모로 생산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테슬라는 이미 프리몬트 공장에서 첫 옵티머스 로봇 생산을 시작했으며, 2025년 말까지 북미 공장에서 수천 대의 로봇을 가동할 예정이다. 머스크는 2026년부터 외부 기업에 옵티머스 판매를 시작할 계획이며, 대량 생산 시 단가는 약 25,000~30,000달러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시뮬레이션에서 현실로: 가상 학습의 실제 구현
최근 공개된 작업 시연에 앞서 테슬라는 옵티머스가 춤을 추는 영상을 공개한 바 있다. 이 동작은 전적으로 시뮬레이션 환경에서 강화 학습을 통해 훈련된 후 실제 로봇으로 구현된 것이다. 머스크는 “영상에 보이는 케이블은 로봇 지지용이 아닌 안전 장치”라며, “이는 초기 결과로 곧 더욱 안정적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가상-현실 전환 기술은 테슬라의 ‘심투리얼(sim-to-real)’ 역량을 보여주는 사례로, 컴퓨터 시뮬레이션에서 학습한 내용을 실제 물리적 환경에서 구현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비판과 전망: 과장된 약속인가, 기술 혁명인가
옵티머스 프로젝트는 로봇공학 분야 전문가들 사이에서 상반된 평가를 받고 있다. 비평가들은 테슬라의 야심찬 일정과 목표의 실현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특히 블룸버그는 지난해 “We, Robot” 행사에서 선보인 옵티머스 로봇들이 부분적으로 원격 조작에 의존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그러나 최근의 기술 진보는 옵티머스가 상당한 수준의 자율성을 갖추기 시작했음을 보여준다. 인간 동작 영상에서 직접 학습하는 능력은 특히 주목할 만한 발전으로, 옵티머스가 다양한 환경에서 실용적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자율 로봇으로 발전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머스크는 옵티머스가 “역사상 가장 큰 제품”이 될 것이며, 그 시장 가치가 완전 자율주행(FSD) 기술의 두 배인 약 20조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그는 현재 옵티머스의 모습이 “최종 형태와는 매우 거리가 멀다”고 언급하며, 더욱 발전된 모델이 개발 중임을 시사했다.
테슬라의 인간형 로봇 프로젝트는 단순한 기술 시연을 넘어 자동차 제조사에서 AI 및 로봇 기업으로의 전환을 상징한다. 옵티머스의 상용화 성공 여부는 향후 몇 년 내에 드러날 전망이지만, 이미 테슬라는 인간형 로봇 개발 경쟁에서 주목할 만한 위치를 확보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