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모델 S·X 새로운 업데이트 포착… 소폭 개선에 그쳐 아쉬움 남겨

테슬라의 플래그십 모델인 모델 S와 모델 X의 새로운 버전이 캘리포니아에서 포착됐지만, 예상보다 소폭의 변화만 확인되면서 시장의 기대에 못 미치는 모습을 보였다. 테슬라라티에 따르면, 최근 목격된 테스트 차량들은 기존 디자인을 거의 그대로 유지한 채 일부 하드웨어 기능만 추가된 것으로 나타났다.

테슬라는 지난 몇 개월간 2025년에 플래그십 모델들에 “관심을 기울일 것”이라고 예고해왔다. 하지만 이번에 공개된 이미지들을 통해 확인된 변화는 대대적인 개선보다는 기존 모델의 연장선상에 있는 수준으로 평가된다.

최소한의 외관 변화, 기대에 못 미치는 업데이트

킬로와츠(The Kilowatts)가 캘리포니아에서 포착한 모델 X의 모습은 시각적으로 거의 변화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전면 범퍼에 추가된 카메라로, 이는 2024년 10월 공개된 사이버캡에 처음 적용됐던 기술이며, 올해 신형 모델 Y에도 탑재된 바 있다.

외관상 변화로는 새로운 20인치 휠과 실내 앰비언트 조명 추가 정도가 전부다. 모델 S 역시 비슷한 수준의 변화를 보이며, 플래드(Plaid) 모델에서는 새로운 후면 디퓨저가 확인됐다.

테슬라가 모델 3와 모델 Y에서 보여준 대폭적인 외관 변경과는 달리, 모델 S와 X는 현재의 디자인 언어를 유지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이는 테슬라가 이 두 모델의 시장적 위치를 고려한 전략적 판단으로 해석된다.

판매량 저조 속에서도 지속되는 “감정적 이유”

테슬라의 모델 S와 X는 현재 극도로 저조한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 2025년 1분기 기준으로 모델 S, X, 사이버트럭을 합친 인도량은 12,881대에 불과했으며, 이 중 사이버트럭이 약 6,400대를 차지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테슬라 전체 판매의 5% 미만에 해당하는 수치다.

일론 머스크 CEO는 2021년 이미 이 두 모델에 대해 “감정적인 이유로 계속 생산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정직히 말해서, 우리는 감정적인 이유 때문에 이 차들을 계속 만들고 있다. 이들은 미래에 대해서는 중요하지 않다”고 언급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테슬라가 대규모 투자를 통한 전면적인 리뉴얼보다는 최소한의 업데이트로 현 상황을 유지하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테슬라는 이미 모델 S와 X가 “저용량, 고가격” 모델임을 인정하고 있으며, 회사의 장기적 목표에는 큰 기여를 하지 않는다고 평가하고 있다.

라스 모라비 부사장의 예고된 “약간의 애정”

테슬라 엔지니어링 부사장 라스 모라비는 올해 초 팟캐스트에서 “모델 S와 X가 어디에도 가지 않을 것”이라며 “2025년 말 이전에 약간의 관심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몇 년 전 업그레이드가 대부분 사람들이 생각했던 것보다 아키텍처와 구조 측면에서 더 컸다”며 “올해 말에는 약간의 애정을 보여주고 모델 3와 Y에 적용한 기능들을 일부 추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에 포착된 변화들은 바로 이러한 예고의 구현체로 보인다. 앰비언트 조명과 전면 범퍼 카메라는 이미 모델 3와 Y에 적용된 기능들이며, 테슬라는 이를 통해 플래그십 모델들과 다른 라인업 간의 기술적 통일성을 높이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모라비 부사장은 “우리에게는 더 높은 볼륨의 모델 3와 Y에 먼저 집중해야 한다”고 덧붙이며, 플래그십 모델들의 우선순위가 상대적으로 낮음을 시사했다.

완전 자율주행과의 호환성 개선이 핵심

테슬라가 모델 S와 X에 추가하는 변화들은 주로 완전 자율주행(FSD) 시스템과의 호환성 향상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인다. 전면 범퍼 카메라는 FSD의 인식 정확도를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며, 이는 테슬라가 추진하는 로보택시 플랫폼과의 연계성을 고려한 것으로 분석된다.

머스크는 이미 이 두 모델이 주요 판매 성장을 이끌어내지는 못할 것이라고 인정한 바 있다. 대신 FSD 시스템과의 호환성을 높여 기존 고객들의 만족도를 유지하고, 테슬라의 자율주행 생태계에 포함시키는 것이 주요 목표로 보인다.

프리미엄 전기차 시장의 치열한 경쟁

테슬라 모델 S와 X가 소폭 업데이트에 그치는 사이, 프리미엄 전기차 시장에서는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포르쉐 타이칸, 아우디 e-트론 GT, BMW iX 등이 꾸준히 기술을 개선하며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포르쉐 타이칸은 모터스포츠에서 축적된 노하우를 바탕으로 트랙에서의 성능에서 모델 S를 앞서고 있으며,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들의 전기차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테슬라는 이러한 상황에서도 모델 S와 X에 대한 대규모 투자보다는 현실적인 접근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대신 더 많은 리소스를 모델 3, Y, 그리고 향후 출시될 저가형 모델에 집중하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

FSD 기술 라이센싱과 미래 전략

테슬라는 최근 자사의 FSD 기술을 다른 자동차 제조업체에 라이센싱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머스크는 “여러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FSD 라이센싱에 관심을 보였다고 밝혔지만, 아직 구체적인 계약은 체결되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이러한 맥락에서 모델 S와 X의 FSD 호환성 개선은 기존 고객들에게 지속적인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제공하고, 테슬라의 자율주행 기술력을 보여주는 쇼케이스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 전망과 향후 계획

웨드부시의 댄 아이브스 애널리스트는 테슬라가 로보택시 출시를 통해 “자율주행의 황금기”를 맞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테슬라의 목표주가를 500달러로 상향 조정하며 “AI 가치 1조 달러가 테슬라 스토리에서 실현되기 시작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러한 미래 비전에서 모델 S와 X는 핵심 성장 동력이라기보다는 테슬라의 기술력과 브랜드 프리미엄을 유지하는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는 이미 “감정적 이유”로 이 모델들을 유지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혔으며, 실제로도 최소한의 투자로 현 상황을 관리하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


테슬라 모델 S와 X의 이번 업데이트는 혁신적인 변화보다는 현실적인 개선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평가된다. 테슬라가 자원을 더 전략적으로 배분하며, 미래 성장 동력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사례로 분석된다. 비록 플래그십 모델 애호가들에게는 아쉬움이 남을 수 있지만, 테슬라의 전체적인 전략 관점에서는 합리적인 선택으로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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